2022.02.28 나 퇴사 함

생생한 감정이 남아있을 때 쓰기 위해 어제 일기를 쓰려고 했으나 잠와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카갈 준비하고 부랴부랴 노트북 켜서 적어보려고 한다.
기록해두면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제 퇴사를 했다. 사직서 갈기고 오는데 알바 퇴사랑은 사뭇 다른 느낌이더라. (당연함) 괜히 긴장됐음ㅎㅎ,, 회사는 부산에 있는 중소기업이었다.
2021년 8월 1일에 시작했으니 총 7개월 동안 달려왔다. 학교 생활을 나름 열심히 했는지 좋은 기회를 얻어서 운좋게 인턴으로 들어갔다. 사실 첫 주에는 다들 너무 바빠보여서 눈치를 엄청 봤던 것 같다. 그래서 초반 며칠은 괜히 메신저만 껐다 켰다 하면서 모니터만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그러다가 내 뒷자리의 누군가가 나를 조금씩 챙겨주기 시작했고 금방 친해졌다. 덕분에 회사사람들이랑도 빨리 친해져서 인턴 생활 재밌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백엔드를 익힐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신 사수분이 있었는데, 개발을 비롯해서 일 처리를 이렇게 빠르게 뚝딱뚝딱하시는 분은 처음 봤다. 둘이서 몇 번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제일 소통을 많이했다. 웹 경험 없는 웹알못 나는 게시판 만드는 법, ajax 쓰는법, 제이쿼리 등등 어깨 너머로 많이 보고 배웠다. 마지막에는 공부하라고 책도 주셨다. 언니 체고.....

사회는 찹찹하다고 익히 들었는데 나는 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따뜻한 분들과 함께 일을 했다. 언제 또 이런 사람들이랑 일을 해보나,, 싶어서 퇴사 고민 정말 많이 했다.
일도 나름 재밌었다. 내가 만든 게시판이나 기능들을 보고 사람들이 쓰는걸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또 회사도 집이랑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다

그래서 더 퇴사가 고민됐는데. . . 그냥 하고싶은거 하기로 결심했다. 사람 좋고 일 할만하고 집 근처에 매 달 돈주는 완벽하게 안정적인 구조였는데 1년 후 3년 후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면 지금이랑 똑같았다. 안정적인거에 안주해서 이것만 하게될 것 같더라. 내가 아는 나는 몇 년 뒤에 '아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해볼걸ㅜㅠ' 할게 분명했다. 나는 가고싶은 기업이 확고하다. 지금 실력으로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그렇다고 평생 위로 올려다보고만 살고 싶진 않다.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무서워서 도전 안하고 남들 부러워하면서 사는게 더 싫었다. 그래서 그냥 나왔음 고생했다 23살의 나 ^.~

여기 있는 7개월 동안 너무 행복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경험을 했다. 여태 안쉬고 달려온 것에 대해 보상 받는 느낌이었고 좀 쉬다 가라고 선물 받는 느낌이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서 살도 쪘다. 주량도 늘엇다ㅎㅎ 그래서 단 1도 후회는 없다. 

다 쓰고 보니 고작 퇴사했는데 괜히 웅장하게 쓴 것 같아서 머쓱하긴 하다ㅎ 스카나 가야겠다ㅎㅎㅎ

미래의 나 제발 잘하고 있어라~!